04:40분. 언제나처럼 맞춰둔 알림이 울린다. 어제 늦게까지 무리해서 운동을한 탓인지 다리가 무척이나 무거웠다. 이럴때 일 수록 잽싸게 일어나 툭툭 털면서 밖으로 나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침대에 붙잡혔다. ㅠㅠ
5시 20분. 오늘까지 마감인 4만보 걷기 챌린지가 있는데 더이상 미뤄두면 실패할 지도 모른다는 기우 때문인지 눈이 떠졌다. 그래. 좀 늦었지만 오늘은 토요일이니 이제라도 나가면 될꺼야~ 라는 생각에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나갔다. 가을이 한껏 다가왔는지 새벽인데도 아직 밤처럼 어둡다.
오늘은 오전 8시에 다시 나올꺼라 조깅이 아니라 가볍게 걷기로 했다. 터벅 터벅. 느린 걸음으로 걷다 보니 주변 사람들이 다들 앞질러가는게 존심 상해 속도를 높였다.
찌릿~!! 잠깐 페이스를 잃고 무리했다고 즈질 몸 뚱아리는 신호를 보낸다. 오른쪽 햄스트링 쪽이 문제인가 보다.
자존심은 잠시 내려놓고 원래의 페이스데로 걷기 시작했다.
두바퀴, 거리상으로는 약 5Km 느린 걸음이었기에 땀 조차 나지 않았지만, 어제 늦은 운동으로 인한 다리의 피로도는 좀 풀린 듯 하다.
8시 정각 대충 아침 식사를 간단히 마친 다음 다시 찾은 중앙공원 아침 그 시간에 뛰고 있던 빨간모자 어르신이 여태 뛰고 계셨다. (저 분은 마라톤을 준비하시는 모양이다.) 언젠가 나도 마라톤을 할 수 있을까? 하며 버킷리스트에 마라톤을 슬쩍 끼워 넣어 본다.
확실히 날이 밝아져서 그런지 함께 운동하는 사람들이 잔뜩 늘었다. 새벽의 한산함과는 다른 분주함. 그 분주함 속에서 홀로 느린 걸음으로 걷고 있으니 뭐랄까? 민폐를 끼친다는 느낌?